암호화폐의 등장을 설명하기 위해, 먼저 인류역사상 화폐의 역사와 화폐의 기능에 대해 살펴보겠다.
1) 화폐의 역사
물물교환
화폐가 존재하지 않던 시절, 사람들은 각자 본인이 생산하고 소유한 물품을 필요한 물품과 교환했다.
벼농사를 짓는 농부는 쌀을, 생선을 잡는 어부는 생선을 서로 교환하며 살았다. 그러나 물물교환은 불편한 점이 있었는데, 물건이 지니는 가치가 교환할 때마다 달라지고, 서로의 요구사항이 맞지 않으면 물건을 교환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했다. 그리하여 화폐가 탄생하게 된다.
실물화폐
물물교환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그 시절 귀한 물건을 자신들만의 화폐로 정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실물화폐이다.
예) 조선시대의 쌀, 노예제도가 있는 나라에서의 노예, 초기 미대륙 통용화폐가 없던 시절에서의 담배
그러나 실물화폐에도 3가지의 문제점이 존재했다.
- 화폐에 내구성이 없다
- 상품의 질이 같지 않다
- 휴대성이 없다
금속화폐
실물화폐의 문제점을 보완하기위한 화폐로 금과 같은 귀금속인 금속화폐가 등장하게 된다.
예) 조선 시대의 상평통보
그러나, 금속화폐또한 완벽할 수 없었다.
산업과 기술의 발달로 경제는 너무나도 거대해졌고, 금, 은과 같은 금속 자원으로 시장에 필요한 모든 화폐를 공급하는 것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이를 보충하기 위해 동, 알미늄, 니켈, 주석 등의 소재를 보조화폐로 사용하고, 이후 중국에서 종이가 개발되면서 종이지폐를 통상적으로 사용하게 된다.
하지만, 종이지폐에도 한계가 존재했다. 금속과 달리 지폐는 실물 가치가 없었다. 교환하는 물건의 가치가 한낱 종이 쪼가리와 같을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지폐를 금속화폐처럼 사용하기 위해서는 교환하는 물건의 가치만큼을 보장할 수 있도록하는 장치가 필요했다. 그리하여 나온 것이 신용화폐이다.
신용화폐
앞서 말했듯, 지폐에는 가치를 보장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고, 사람들은 국가 또는 지폐 발권 은행의 신용을 가치 보장 장치로 사용했다. 자본주의로 인해 대규모 금융 거래가 활발해졌고, 은행이 등장함에 따라 일상적인 지폐로도 교환하기 힘든 거금을 거래할 때에는 수표, 어음 등의 신용화폐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신용화폐의 특징
- 신용을 매개로 한 실물이 없는 화폐 (기존의 실물화폐, 금속화폐는 모두 실물이 있었다)
- 강력한 중앙기관의 통제 아래 행해져야 함 (실물없이 새로운 화폐를 창조하는 만큼 컨트롤이 힘들기 때문)
신용에 대한 이해 참고: 영국 금세 공인의 이야기(16:22부터~25:15까지)
화폐의 특성 5가지
- 휴대성(Portability) : 소지하기 편해야 함.
- 가분성(Divisibility) : 분할에 용이함. (ex. 만원을 내야 할 때 만원 한장, 오천원짜리 2장, 천원짜리 10장으로도 지불 가능)
- 내구성(Durability) : 형태가 쉽게 변하지 않음.
- 동질성(Uniformity) : 같은 성질이나 특성. 지폐는 크기와 모양, 가치가 모두 같음.
- 가치의 안정성(Limited supply) : 공급량이 제한됨.
2) 화폐의 3대 기능
1. 교환의 매개체 기능
물물교환의 불편함을 없애고 보다 편히 물건을 교환할 수 있도록하는 기능
2. 가치 척도의 기능
화폐가 어떤 물건의 가치를 재는 잣대로써 기능 하는 것
3. 가치 저장 기능
화폐는 가치를 저장하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는 것
예) 내년에도 1만원으로 식사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
3) 화폐의 기능으로 본 암호화폐
위에서 살펴봤듯, 화폐의 3대 기능은 아래와 같다.
1. 교환의 매개체
2. 가치 척도의 기능
3. 가치 저장 기능
그리고 암호화폐는 아직 위의 기준을 충족했다고 하기는 어려우나, 위의 기준을 충족시킬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1. 교환의 매개체
비트코인 피자데이(bitcoin pizza day)
- 2010년 5월 22일 미국 플로리다에 사는 라스즐로 핸예츠(Laszlo Hanyecz)라는 프로그래머가 비트코인을 이용해 처음으로 피자 2판을 구매한 날
- 비트코인을 사용한 최초의 실물 거래
- 이 날을 기점으로 사람들이 비트코인이 화폐로서 기능할 수 있음을 인식하게 되었다.
그외의 가능성을 지닌 사례
- 페이팔(PayPal)이 전 세계 2600만 가맹점에서 암호화폐로 결제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한 것
- 페이코인이라는 암호화폐를 국내에 유통 중인 다날이 21년 9월 기준 7만 개 이상의 가맹점을 확보한 것
- 다날이 글로벌 결제업체인 유니온페이와 손잡고 전 세계 3000만 가맹점에서 사용토록 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는 것
2. 가치 척도의 기능
현재의 비트코인은 가격의 변동이 심해 가치 척도로 기능하기는 어렵다.
이 문제는 앞으로 암호화폐가 가진 향후과제이고, 이것을 해결하고자 등장한 것들 중 하나가 가치 안정화폐(Stable Coin, 스테이블 코인)이다.
3. 가치 저장 기능
세간에는 비트코인이 디지털 화폐가 아닌 디지털 자산으로 그 정체를 변신했다는 주장도 있다. 교환의 매개가 아니라 가치 저장의 수단으로 재조명받고 있다는 것.
- 가치 저장소(Store of Value): 가치 하락 없이 가치를 유지하는 자산, 상품 또는 통화
- 금, 귀금속이 가치 저장의 좋은 예 (유통기한이 본질적으로 영구적이기 때문)
- 국가의 통화는 경제가 원활앟게 기능하기 위해서는 합리적인 가치 저장소여야 함
이 디지털 자산의 측면에서 채굴 과정의 어려움과 희소성을 내세워 암호화폐를 디지털 금(金)이라고도 한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이러한 기존 금융 시스템의 문제점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다.
암호화폐는 왜 등장했을까(2): 기존 금융 시스템의 문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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